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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여행 3편 - 나치폭포, 시라하마

수집 시각은 실제 게시 시각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래 기록은 최초 게시자나 전달 경로를 입증하지 않습니다.

SUMMARY
관측 출처 | 웃긴대학 단독 화제 · 원문 조회 1.3만 · 댓글 33
키워드 |     

간사이의 숨은 보석 여행지


1편 와카야마 와카노우라
https://humoruniv.com/pds1426504

2편 와카야마 고야산
https://humoruniv.com/pds1426631

3편 와카야마 나치폭포, 시라하마

4편 나라 나라시
5편 나라 도츠카와
6편 나라 이코마
7편 나라 호류지
8편 나라 요시노
9편 케이한나 과학도시
10편 비와코 동쪽
11편 비와코 서쪽
12편 교토 아마노하시다테
13편 교토 이네후나야
14편 효고 아와지
15편 효고 롯코산


관광객들이 많지 않고 힐링하기 좋은 여행지를 소개하는
‘간사이의 숨은 보석 여행지’ 시리즈입니다.


안녕하세요~ 쵸로미예요😃

와카야마 여행을 얘기하자면
보통 고야산이나 시라하마를 먼저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쵸로미가 가장 좋아하는 와카야마의 매력은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갔을 때 만나는 풍경이에요.

관광지 하나만 딱 보고 끝나는 여행이라기보다는,
폭포와 숲, 해안도로와 작은 어촌 마을,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남쪽 바다를
하루 종일 천천히 따라가는 여행이에요.

이번 여행 코스는 나치폭포에서 시작해
해안선을 따라 쿠시모토와 시라하마,
그리고 시라사키 해양공원까지 이어지는
와카야마 남부 해안 드라이브였습니다.

전날에는 큰 비가 내려서 솔직히 처음에는
“
오늘 사진이 예쁘게 나올까?”
“
해안도로를 달려도 바다가 탁하면 아쉽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길 위에 서 보니,
맑은 날과는 또다른 와카야마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물안개 속에서 혼자 마주한 나치폭포

전날 큰 비가 내린 다음 날,
나치폭포(那智の滝)는 평소보다 훨씬 거칠고 힘찬 모습이었어요.

유량이 엄청 불어난 상태였고, 바람도 강해서
원래 이런 날에는 위험해서 입장이 제한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쵸로미는 무슨 우연인지 아침 일찍 도착해서
관리인분들이 오기 전에 뭣도 모르고 안쪽까지 들어가게 됐습니다.

쵸로미가 다 보고 나와서 이동하려고 할 때쯤, 바로 폐쇄가 되더라고요.

덕분에 사람은 쵸로미밖에 없었고,
그 거대한 물소리와 물안개 속에서
혼자 나치폭포를 바라보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폭포에서 튀는 물 때문에 정말 홀딱 젖긴 했지만요.

일본에서 가장 큰 133m낙차를 가진 나치폭포는 원래도 웅장한 곳이지만,
비가 온 다음 날의 나치폭포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어요.

맑은 날의 나치폭포가 단정하고 신성한 느낌이라면,
이날의 나치폭포는 훨씬 더 거칠고 생생했어요.

폭포수는 평소보다 훨씬 굵게 떨어졌고,
아래쪽에서는 물보라가 계속 피어오르고요.

물이 떨어지는 소리도 정말 커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자연의 힘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비가 지나간 뒤의 산이 그대로 힘을 쏟아내는 듯한 장면이었어요.

그날 봤던 나치폭포의 모습은
아마 다시는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일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는 이런 느낌이에요 ㅋㅋ (와카야마 관광청 발췌)


해안도로를 따라 일본 본섬 최남단 쿠시모토

나치폭포를 본 뒤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일본 본섬 최남단, 쿠시모토(串本) 방향으로 이동했어요.

이 구간은 목적지 하나하나도 좋지만,
그 사이를 달리는 길 자체가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어요.
왼쪽으로는 바다가 계속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산과 작은 마을들이 지나갑니다.

창밖 풍경을 보고 있으면 와카야마 남부 특유의
“
정말 끝까지 내려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도착한 곳이 키이오오시마(紀伊大島)입니다.

쿠시모토 본토에서 다리로 이어져 있는 작은 섬인데,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는
조용한 어촌 마을과 거친 해안 절경이 함께 있는 곳.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우미콩고우(海金剛)였습니다.
바다금강, 이름부터 뭔가 강해 보이죠?

실제로 가보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바로 알 수 있어요.

바다 쪽으로 깎아지른 절벽과
삐죽삐죽 솟은 바위들이 이어지고,
그 사이로 파도가 계속 부딪히며 하얗게 부서져요.

맑은 날이었다면 시원하고 푸른 느낌이 강했을 텐데,
쵸로미가 갔을 때는 비가 온 뒤라 바다가 어둡고 거칠어 보여요.

그래서 오히려 남쪽 바다의 힘이 더 잘 느껴졌던 것 같아요.

여기도 쵸로미밖에 없어서
혼자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만 듣고 있으면,
정말 일본 본섬 끝자락까지 내려왔다는 느낌이에요.

해안 절벽에는 하얀 등대도 있었는데,
비가 지난 뒤의 하늘과 잘 어울려서
조용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해주었습니다.

 

 

와카야마의 꽃, 시라하마 해변

그다음은 다시 북서쪽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와카야마의 대표 해변인 시라하마에 들렀어요.

시라하마(白浜)는 이름 그대로
하얀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해변이에요.

와카야마 남부를 대표하는 관광지라서
여름에는 해수욕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고,
주변에는 온천, 호텔, 카페, 전망 좋은 식당들도 모여 있어요.

사실 시라하마는 맑은 날에 보면 백사장은 더 하얗고
바다는 훨씬 더 밝은 에메랄드빛이에요.

그런데 아쉽게도 쵸로미가 갔을 때는 큰 비가 온 다음 날이라
강물이 바다로 많이 유입되어 물 색이 평소보다 꽤 탁해져 있었어요.

그래서 사진으로 보면 “생각보다 안 예쁘네?” 싶을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투명하고 예쁜 색을 가진 곳이에요.

그래도 하얀 모래사장과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고 있으면
왜 시라하마가 와카야마를 대표하는 해변인지 바로 알 수 있어요.

흐린 날이라 쨍한 남국 느낌은 덜했지만,
비 온 뒤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 덕분에
조용히 산책하기에는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하얀 절벽이 펼쳐진 일본의 지중해, 시라사키

이후에는 계속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
시라사키 해양공원(白崎海洋公園) 쪽으로 이동했어요.

시라사키 해안공원은 와카야마에서도 분위기가 조금 독특한 곳이에요.

다른 해안이 푸른 바다와 검은 바위,
그리고 숲이 어우러진 느낌이라면,
이곳은 갑자기 하얀 석회암 절벽이 펼쳐져 있어서
일본이 아니라 지중해 어딘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나요.


(와카야마 공식 관광사이트 발췌)

날씨가 좋으면
하얀 바위와 파란 바다가 선명하게 대비되어
사진이 정말 예쁘게 나오지만,
흐린 날에는 또 흐린 날 나름대로
하얀 바위가 더 차갑고 신비롭게 보입니다.

이날은 맑고 화려한 풍경보다는
비가 지난 뒤의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강했어요.

그래서 시라사키의 하얀 절벽이 더 낯설고,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마무리

이번 코스는 나치폭포에서 시작해 쿠시모토, 시라하마, 시라사키까지
와카야마 남부 해안을 길게 따라 올라가는 동선이었습니다.

목적지 하나하나도 물론 좋았지만,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건
그 사이를 달리며 봤던 풍경들이었어요.

오른쪽에는 비를 머금은 산들이 깊은 녹색으로
왼쪽에는 햇빛을 받아 흔들리는 에메랄드빛 바다,
머리 위로는 새파란 하늘 속 흰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그 아래로는 작은 어촌 마을들이 파도 소리를 따라 줄지어 이어지고요.

산과 바다, 하늘과 마을이 한 장면 안에 조용히 겹쳐지는 길.

이 풍경은 와카야마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인 것 같아요.

정말 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어 아쉬웠지만,
이렇게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관광지보다도 길 위에서 만난 장면들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꼭 렌터카가 있어야만 가능한 코스는 아니에요.

도로 바로 옆으로 전철이 달리는 구간도 있고,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는 버스 노선도 있어서
차량 없이도 와카야마의 풍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물론 렌터카가 있으면
중간중간 마음에 드는 전망대나 작은 항구,
이름 없는 해변에 잠깐씩 멈출 수 있어서 더 자유롭지만,
대중교통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여행도
와카야마 남부와는 꽤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비가 온 다음 날이라 완벽하게 맑은 바다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폭포의 엄청난 수량, 젖은 해안도로,
조금 흐린 바다와 구름 낀 하늘까지,
그날만 볼 수 있는 와카야마의 얼굴을 발견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