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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보다도 관료제가 잘 정착한 나라, 조선
흔히 과거시험 모두를 급제해야
고관대작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생기고
생원시 혹은 진사시만 붙고 관직생활을 할 경우
아무리 오래 벼슬생활을 하더라도
6품 미만의 미관말직에만 머무른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사례만 놓고 보면 그렇지가 않다
물론, 여기 정약용이 대과에 급제 못하고 벼슬해서
높이 올라갔다는건 아니고

정약용의 아버지 정재원이 해당 사례의 대표이다.

감과 게장이 흉참할 무렵
정재원은 생원시와 진사시를 모두 응시하여
합격하였고, 이에 성균관에 입학할 자격과
미관말직이나마 관직생활을 할 기회를 얻게 된다.

뭐 당시 공부 좀 한다는 양반들이라면
당연히 성균관에 입학하든 아니면 따로 공부하든 해서
대과를 준비할테고 과거 급제를 목표로 삼겠으나

여기서 정약용의 아버지 정재원은 그러지 않았다.
어찌된 영문인지 감과 게장왕에게 그의 문장과 학식을
인정받게 되어 종9품 참봉으로 그대로 벼슬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그렇게 하는 사람도 많으니
그러려니 하겠으나
정재원은 대과 준비를 이후로도 하지 않고
벼슬생활에만 전념하게 된다.

그렇게 정재원은 관직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정3품 진주목사까지 승차하였고
이는 당상관(1급 공무원)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9급부터 시작해서 1급까지 가는게
그 옛날에도 비슷한 느낌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정재원만 특이케이스 아니냐고 할 수 있어
추가로 말해보자면
송시열 생원시 급제 -> 최종 정1품 좌의정 승차
박세채 진사시 급제 -> 최종 정1품 좌의정 승차
송준길 진사시 급제 -> 최종 정2품 이조판서 승차
김집 진사시 급제 -> 최종 정2품 이조판서 승차
윤봉구 진사시 급제 -> 최종 정2품 공조판서 승차
권순창 사마시 급제 -> 최종 종2품 승차
김우명 진사시 급제 -> 최종 정1품 승차
곽율 사마시 급제 -> 최종 종4품 승차
이승연 사마시 급제 -> 최종 종5품 승차
황윤석 진사시 급제 -> 최종 종6품 승차
등이 있다.
반드시 과거 문과로 급제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고관대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김우명은 딸이 왕후가 되어 올라간거다.)

근데 참고로 저건 문과에만 존재하는거라서
무과는 그냥 싹다 붙어야
무관생활을 할 수가 있다.
뭐 1차만 붙는다고 벼슬주는 그런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