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영화의 정체를 이제야 알게 됐어.ᐟ
어제 퇴근하고 아내랑 요즘 유명한 영화 오디세이를 보고 왔어
영화도 정말 재미있었는데
보다 보니 문득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오르더라?
내가 어렸을 때 TV에서 우연히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이었어
영화 제목도 내용도 누가 나왔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는데
이상하게 그 장면만큼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어
그 당시 꼬맹이 였던 내 기억으로는
바이킹 같은 모습을 한 사람들이 어두운 동굴 안을 배를 타고 지나가고 있었고
주변은 온통 깜깜해서 횃불로 앞을 밝히며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어
그러다 갑자기 이빨이 가득한 괴물이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고 염소까지 잡아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어린 나한테는 그 모습이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
당시 충격으로 얼마나 무서웠는지
그 뒤로 처음 롯데월드에서 신밧드의 모험을 탔을 때
울었던 기억과 추억이 사진으로도 남아 있어ㅋㅋㅋ
신밧드의 모험 탈 때 배를 타고 어두운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가 그 영화와 비슷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장면인데도 정작 그 영화가 무슨 영화였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어
그래서 살면서 가끔씩 정말 뜬금없이
“어릴 때 봤던 그 영화는 대체 무슨 영화였을까?”
하고 생각하곤 했어
인터넷이 검색이 쉬워진 뒤에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건 동굴 / 배 / 횃불 / 괴물 정도뿐이라
제대로 찾아볼 수도 없었고...
그렇게 어느새 수십 년이 지나버렸어
그런데 방금 새벽에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알고리즘에 오래된 영화 영상 하나가 나타났어
별생각 없이 영상을 눌렀는데 화면에 어두운 동굴이 나오고 횃불을 든 사람들이 배를 타고 들어가더라
그리고 잠시 뒤 괴물이 나타나는 순간
정말 이상하게도 바로 알겠더라∼
아 찾았다.ᐟ
이 영화구나
내가 어릴 때 TV에서 보고 그렇게 무서워했던 영화가
바로 1997년에 나온 오디세이였어
수십 년 동안 마음 한구석에 작은 물음표처럼 남아 있던 기억이 갑자기 제자리를 찾은 기분이었어
무섭고 충격적인 기억이었는데도 정체를 알고 나니
오히려 조금 반갑기도 하더라
아주 오래전에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 그 장면을 다시 봤는데
지금봐도 꽤 잔인하고 무서웠어
예전에는 내가 어려서 유난히 겁을 먹었던 건가 싶었는데 다시 보니까 그 나이의 아이가 보기에는 충분히 충격적일 만한 장면이더라...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어
그때는 지금보다 방송에서 이런 영화들을 꽤 자연스럽게 보여줬고 우리도 별다른 준비 없이 TV를 보다가 그런 장면들을 마주치곤 했던 것 같아
그래서 우리 세대 사람들 중에는 제목도 모르는 영화의 한 장면이나 어린 시절 우연히 봤던 무서운 장면 하나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꽤 많지 않을까 싶어
아무튼 수십 년 동안 가끔씩 생각났던 작은 궁금증 하나가 오늘 우연히 풀렸어∼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무서웠던 영화였는데
이제는 그 기억까지도 조금은 그리운 추억처럼 느껴진다.ᐟ
참 신기한 일이야∼
수십 년 동안 잊지 못했던 장면의 정체를 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ㅎ
▲ 어릴 때 내가 본 바로 그 장면이야∼ 많이 잔인하니까 주의해.ᐟ